재테크와 투자를 공부하다 보면 「마인드셋(Mindset)」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과거의 저는 이런 이야기를 극도로 꺼렸습니다. 우주에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식의 이야기나, 목표를 종이에 수천 번 적으라는 조언들은 다소 우스꽝스럽고 기복신앙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오르내리는 시장의 소음을 무시하고 매달 기계적으로 인덱스 펀드를 사 모으는 실질적인 행동이 먼저인데, 방에서 글씨나 쓰고 있는 게 과연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될까 싶었죠.
하지만 지수 추종 투자를 지속하고 자산을 불려 나가는 과정에서, 저는 이런 ‘마음가짐‘이 사실은 장기 투자를 유지하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가난에 대한 두려움 대신 ‘풍요’에 집중하기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는 돈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이 컸습니다. 하지만 가난해지지 않기 위해, 혹은 훗날 비참해지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할수록 오히려 시야는 좁아졌습니다.
두려움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면, 시장이 하락할 때 평정심을 잃게 됩니다. 공포에 질려 있으면 뇌가 방어적인 태세로 전환되어, 묵묵히 주식 수를 늘려가야 할 바겐세일 타이밍에 도리어 시장을 떠나게 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반대로 나의 무의식을 ‘성공과 풍요’에 맞춰두면, 남들이 위기라고 말하며 던질 때 오히려 원칙대로 기계적 매수를 이어갈 수 있는 단단함이 생깁니다.
생각은 ‘계획’, 행동은 ‘실행’
제가 목표 쓰기 같은 행동을 싫어했던 결정적 이유는 생각만 하면 다 된다는 뉘앙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깊이 고민해 보니, 그 이면에는 명확한 행동의 원리가 숨어 있었습니다.
생각은 원하는 것을 끌어당기지만, 직접 행동하지 않으면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이를 인덱스 투자에 대입해 보면 아주 명확해집니다. 아무리 존 보글의 가르침을 머리로 이해하고 완벽한 자산 배분 계획을 세워두어도, 결국 시장이 요동치는 결정적인 순간에 꿋꿋하게 매수 버튼(행동)을 누르지 않거나 계좌를 열어보며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 복리의 마법은 멈춰버립니다.
목표를 100번 적는 행위는 요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공포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해놓고 잊어버리는(Set and Forget)’ 원칙을 고수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뇌를 훈련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요? 바로 지금 속한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투자 수익만으로 단숨에 경제적 자유를 얻는 상상을 하지만, 현실의 부는 그렇게 허술하게 쌓이지 않습니다. 지수 추종 투자의 핵심은 꾸준히 현금을 투입하는 ‘시드머니’에 있습니다. 현재 내가 맡은 업무, 지금 있는 직장이 시시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서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되는 것.
그것이 나의 근로 소득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인덱스 펀드에 넣을 거대한 투자금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현재의 자리에서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투자라는 영역에서만 마법 같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모순일 것입니다.
마치며
여전히 저는 목표를 노트에 빽빽하게 수천 번 적는 행동까지는 하지 못합니다. 아직은 조금 쑥스럽고 어색하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며 결코 비웃거나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목표를 시각화하고, 그 지루하고 긴 투자의 여정을 견뎌내기 위해 스스로를 최적화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과거를 후회하거나 다가오지 않은 시장의 폭락을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긍정적인 목표를 눈앞에 그리고 오직 ‘오늘 해야 할 투자’를 묵묵히 실행으로 옮기는 것. 그 지루함이 복리 효과처럼 쌓여 결국 거대한 부를 만든다는 사실을 이제는 확신합니다.